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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도 춤추게 만드는 밴드

<뮤직르포-PD가 간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편
김해진PD | 2009/04/09 13:09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을 거야. 2004년에 첫 앨범을 냈는데, 잔잔한 음악이 마음을 편하게 해줘. 음악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이 밴드 명을 누가 지은건지 궁금했어. 어느 날 ‘클래지콰이’의 ‘호란’이 꿈을 꿨대. 민홍, 은지와 함께 레스토랑에 갔는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는 이름으로 예약이 돼있었다는 거야. 이렇게 우연히 운명적인 이름을 얻기도 힘들겠지.

 

민홍은 헤비메탈이 좋아서 음악을 시작했어. 그런데 일렉 기타가 아닌 통기타를 산 건 왜일까. 아무튼 민홍은 기타를 치면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 어린 시절 써먹지도 못하고 말이야. 은지는 몸이 연약해서 베이스를 칠 수 없었어. 농담 아니야. 정말이라고. 건강관리 차원에서 보컬을 선택한 것이 오히려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 준거지. 진호는 대학 밴드에서 드럼과 연이 닿았어. 드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매우 끈적해. 감정이 충만 하달까. 아직 이들의 공연을 본 적이 없다면 한번 가봐.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한 때 5~6명의 멤버로 움직이기도 했어. 그런데 지금의 멤버들은 갈 길이 같은 사람들이래. 각자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장르가 같거든.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하더라고. 또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멤버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민홍은 개인적으로 지금 이 셋의 포맷이 제일 마음에 든대. 억지로 음악적인 편성을 맞추고 싶지는 않다는 거지.

 

왼쪽부터 은지(베이스), 진호(드럼), 민홍(기타)
하나. 민홍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의 시작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기 시작함이다”라고 얘기했잖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을 듣다보면 눈물 날 정도로 슬픈 곡들도 많던데.

 

어제 슬펐다고 해서 어제가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야. 며칠 전에 너무 슬퍼서 울었다고 해서 그게 아름답지 않은 것도 아니고.

 

나는 그동안 어떤 지점에 있어서 고집스럽게 음악을 해왔어.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나만 맞는 것도 아니고 어떤 특정한 사람만 맞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사람의 음악이 나쁜 음악이 아니고 내가 하는 음악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어. 다들 좋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졌어.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겠다는 부담감도 없어지고 말이야. 그 다음부터 편안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걸 지향하고 있어. 다행히 우리 공연 봐주시는 분들이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말씀을 해주셔.

 

세상에 변한 건 없는데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이야. 그런 마음을 갖고 음악 하는 기분이 괜찮더라.

 

둘. 공연이 없을 때 만나면 주로 뭘 할까.

민홍의 작업실에 모여서 재미있는 음악 동영상도 보고, 요리 만들어서 먹기도 해. 요즘 민홍이 요리에 꽂혔거든. 이제는 같이 있으면 가족 같아. 가족들끼리 할 만한 얘기도 하거든. 진호 연애 걱정, 은지 건강검진 결과 걱정하고 그러니까. 날 따뜻해지면 등산도 갈 거야.

 

셋. 제작비를 보태주기도 하고, 해마다 캠핑도 같이 가는 FAN

“캠핑 갈까요?”라고 말하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관광버스도 빌리고, 숙소도 잡고 다 해. 덕분에 우리는 얻어 가기만 하지. 우리에겐 엄청난 후원자이자 친구야. 우리가 팬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팬들이 우리를 관리하는 거라고나 할까.

 

넷. 마무리

셋이 모여서 새로운 곡들로 3달째 연습을 하고 있어. 이미 새로운 곡들로 공연은 시작 했는데 앨범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어. 공연 하면서 정리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겪어야 할 것 같아. 그렇게 하는 이유? 원 테이크로 녹음하기 위해서지. 제일 느낌이 좋을 때 앨범을 녹음할거야.

 

우리 공연 아주 좋으니까 많이 놀러 와서 앉아서도 춤췄으면 좋겠어. 우리 밴드 모토가 “여러분은 앉아서도 춤출 수 있어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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