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꼬마부터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장윤정의 노래는, 기성세대들의 전유물이었던 트로트를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노래장르로 만들어 놓았다. ‘어머나’, ‘짠짜라’ 등 국민 트로트곡을 만들어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녀는 연예오락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 활보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선전에 많은 신세대 가수들이 너도나도 트로트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본기 없이 무작정 뛰어든 그들은 결코 장윤정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 그녀가 독보적인 이유는 탄탄한 트로트의 기본기에 있다. 대중들은 화려한 겉모습보다도 좋은 노래와 노래 실력에 이끌린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10월 13일 오전 12시, 등촌동 SBS 공개홀, ‘도전 1000곡’ 녹화 준비에 한창인 장윤정을 만나 근황과 그녀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장윤정은 빡빡한 스케줄에 지쳐있는 듯, 평소 매체에서 접했던 호쾌한 이미지와는 다른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
노래도 열심히 부르고 있고, 두 개의 TV 프로그램 MC를 맡아 활동 중이다.
가을은 또 ‘행사의 계절’이지 않나?(웃음) 장윤정을 원하는 곳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있다.
-이미 언론에 보도가 많이 됐지만, 남자친구 노홍철에 대한 질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사귀기 전의 연예인 노홍철과 남자친구 노홍철은 어떤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노홍철이 TV에 비춰진 이미지처럼 연애할 때도 특이한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믿기 어렵겠지만, 평소에는 진지한, 정말 평범한 남자친구의 모습이다.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데이트는 얼마나, 주로 어디서 하나?
서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밖에는 보지 못한다.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쉬는 날에도 데이트를 즐기기보다는 서로 쉬게 해주는 편이다. 보통 때는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로 데이트를 대신한다.
"지금의 활동은 후에 정통트로트를 잘하기 위한 여정일 뿐"
-99년도에 강변가요제 대상을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해 트로트의 여왕이 되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데뷔 초기 때는 흉내 내기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흉내의 대상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만의 색깔이 불분명했다. 지금은 서서히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사랑해, 울지마’의 주제곡을 불렀더라. 트로트가 아닌 발라드곡이었기 때문에 그 주제곡을 부른 사람이 장윤정이라곤 상상을 못했다. 어떻게 그 주제곡을 부르게 됐나?
이전에 사극 ‘이산’의 주제곡 ‘약속’을 부르기도 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이 곡을 부르게 됐다. 처음에 제의가 들어왔을 때 저조차도 당연히 트로트곡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발라드곡인 것이다. 이산에서 부른 것을 듣고서 제안을 하게 된 것 같다. 제작자분들이 발라드곡이긴 하지만, 장윤정 만의 트로트 느낌을 잘 살려 불러달라는 요구를 했고, 거기에 맞게 부르게 된 게 그 주제곡(사랑해 울지마)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노래에 장윤정의 색깔이 잘 드러나도록 노력했다.
-다양한 음악적 욕심이 있을 법도 한데, 어떤가?
(발라드 곡을 워낙 잘 소화해낸 것을 봤을 때, 당연히 다른 음악적 시도도 고려할 줄 알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된장으로 떡볶이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게 떡볶이의 맛은 아니지 않나? 고추장으로 떡볶이를 만들어야 제 맛이 나듯이 후에 정통트로트를 정말 잘하고 싶다. 지금의 활동들은 정통트로트를 제대로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식상한 질문이지만, 장윤정이 생각하는 트로트가 궁금하다.
한국 사람의 정서에 가장 잘 부합되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이 바로 트로트이다. 트로트의 매력이라면, 처음 듣는 노래일지라도 따라서 웃을 수 있고, 눈물 흘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가수들이 동료 가수들의 음악에 피처링을 많이 하기도 하는데, 피처링에 참여하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도 같은 대답을 하곤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MC몽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 MC몽이야말로 정말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있고, 신나는 음악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노래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음악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멘토나 스승이 있다면?
이미자 선생님을 존경한다. 가수에게 음색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이미자 선생님은 ‘열아홉 순정’을 불렀던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맑고 청아한 음색을 유지하고 계시다. 저도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저는 비염이 있어 비음이 심한 편인데, 그것이 처음에는 콤플렉스였다. 그러나 비음 덕분에 장윤정표 트로트가 탄생됐고, 장윤정 만의 음색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목에 좋지 않은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 맛에 공연한다”할 때가 있다면?
공연을 하다 보면 심지어 악기 하나로 하는 경우도 있다. 피아노나 기타 한 대만으로 반주를 할 정도로 열악한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조차도 관객들이 그 상황을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말로 전달하기가 참 어렵다. 그 기분은 무대에 서보지 않고선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몸 상태도 안 좋고, 목상태도 안 좋은데, 관객들이 그런 것을 이해해준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렇게 고맙고, 짜릿할 수가 없다.
-관악FM의 트로트 전문방송인 ‘트로트강력3반(매주 월요일 오후 2시~3시)’에 한 말씀 부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트로트만한 음악이 없지 않나. 다양한 트로트 곡을 많이 소개해주길 바란다. 관악 주민 여러분도 트로트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들어 달라.
-관악FM이 개국 4주년을 맞았다. 축하메시지를 부탁한다.
일전에 관악 지역에 행사를 간 적이 있었는데, 주민 분들이 정말 흥이 많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악FM 개국 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방송 부탁드린다.
안병천 방송본부장, 송혜진 기자